[독후감]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 지음) : ⭐️⭐️⭐️
타인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하며 알맹이 없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남이 보더라도 괜찮은 삶보다 내가 보더라도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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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인생의 기쁨을 훔쳐가는 것.” 더 나아지기 위해 내가 비교해야 할 대상은 남이 아닌 어제의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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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계약서를 쓸 때마다 속된 표현으로 머슴살이하러 가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비록 을이라도 자유롭다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진지하게 고민하여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나의 가치 비용을 조금 할인하는 것. 나를 조금 할인해서 팔고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 그러면 늘 내가 우위에 서 있지 못해도 동등한 위치에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월급만큼 받고 나만큼 일하는 사람은 없을 걸요?’ 하며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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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은 그의 시 〈무엇이 성공인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고 떠나는 것 당신이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더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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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또 그 둘의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하루하루 살게 하시고 순간순간 누리게 하시며 고통을 평화에 이르는 길로 받아들이게 하시옵소서.” 라인홀드 니부어, 〈평온을 비는 기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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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맥’… ‘자신의 타고난 맥박’을 뜻하는 줄임말이다. 참 멋진 말이다. 자기의 타고난 맥박대로 따로 또 같이 자유롭게 공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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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었을 때 정서가 안정되고 나를 구속하거나 긴장시키지 않는 옷. 요란하지 않아서 액세서리나 스카프와 잘 어울리는 옷. 기본 라인만 갖춰 몇십 년이 지나도 입을 수 있는 옷. 한 벌로 여러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옷. 현란한 패턴보다 단색, 기왕이면 무채색 종류의 옷.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제 본 듯 격의 없는 친구 같은 옷. 내가 좋아하는 건 이런 옷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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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내면, 자존감, 정서적 안정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찾기 위한 시행착오도 거쳐야 한다. 물론, 자존감이 높을수록 시행착오를 덜 겪는다. 왜냐면 무조건 남을 따르거나 유행에 휩쓸리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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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물건을 모두 껴안고 살다가 황망히 끌려가고 싶지 않은 욕심. 언제 죽음이 닥쳐도 내가 있던 뒷자리가 깔끔했으면 좋겠다는 욕심. 욕심이 욕심으로 끝나지 않도록 오늘도 나는 내 분신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중이다. 나의 황혼을 아름답게 갈무리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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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조물주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 ‘한쪽에선 거액을 들여 난임 시술을 받아도 아이를 갖지 못해 애를 태우는데, 준비되지 않은 가정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생명을 창조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 예쁜 새싹 같은 생명이 잎을 피우고 튼실한 나무로 자라게 하려면 정말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데, 조물주는 왜 원치 않는 곳에 튼실한 아기를 수태시키시고 일구월심 아기 갖기를 바라는 곳은 외면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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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하나뿐인 나에게 예의를 갖춘다’는 그녀의 태도는 ‘자존감’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단어에 대한 가장 명료한 해결안이 아닐까. 김이나 작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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몫을 나누지 않을 이들의 말은 신경쓰지 마세요. 밀라논나의 유튜브에서 젊은이들을 상대로 고민상담 중에 하신 말씀이다. 흔히들 할 수 있는 고민에 부드럽게 뼈를 때리는 이런 답변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나는 아직 젊고 미성숙하다. 그래서 늘 나보다 오랜 삶을 경험해 온 사람들의 지혜를 듣고싶어한다. 밀라논나 할머니는 그 시절 밀라노 유학이라는 흔하지 않은 선택지를 개척하셨다. 패션을 배우고 싶다는 이유로. 첫 번째, 항상 남들을 따라가지 않는 능동적인 선택. 두 번째 반항적인 모습. 이 두 가지가 내가 매력을 느끼는 요소인데 밀라논나 할머니가 그렇다. 그래서 삶에 어떤 과정이 있었고, 무슨 고민을 주로 했었기에 현명한 대답들을 하실 수 있었을지 궁금했다.
내용 중에 재밌었던 점은 명품, 패션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직업이지만 오히려 비싸지 않은 옷들을 입는다는 것. 화려한 런웨이가 끝나고 디자이너가 마이크를 들고 있는 모습은 상,하의 모두 검정이거나 심플한 패션이라는 아이러니함. 명품에 대해 마냥 좋은 생각을 갖고 있진 않아서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 그만큼 여유가 있더라도 굳이 사진 않을거라는 확신을 갖게됨.
어떤 명확한 해답을 주거나, 정보를 주는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영상으로는 전부 들을 수 없는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잘 정리된 글로 읽을 수 있었다. 나도 고민하는 것을 똑같이 고민했고, 사는 동안 어떻게 결론지었는지 쓰여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는 또 어떤 결론을 지을 것인지는 나의 몫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