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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니티 지음) : ⭐⭐⭐⭐

by 만결숭이 202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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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폴 칼라니티 지음/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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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언가를 성취하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에 더 끌리는 편이었다. 무엇이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 뇌의 규칙을 가장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은 신경과학이지만 우리의 정신적인 삶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은 문학이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삶의 의미를 온전히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인간관계나 도덕적 가치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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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객관식 문제에 답하는 건 행동을 취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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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가 얼마만큼 극심한 고통을 받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하게 될까? 뇌는 우리가 겪는 세상의 경험을 중재하기 때문에, 신경성 질환에 걸린 환자와 그 가족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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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밑핵의 각 부분들은 서로 다른 기능들(움직임, 인지, 감정)을 보조한다. 수술실에서 우리는 떨림을 측정하기 위해 전류를 흘려보냈고, 환자의 왼손을 보면서 떨림이 다소 나아졌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 하지만 우리의 긍정적인 중얼거림 속에서 환자의 혼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저…… 갑자기 너무 슬퍼요.” “전류를 멈춰요!” 내가 말했다. “아, 이제 슬픔이 사라졌어요.” 환자가 말했다. “전류와 전기 저항을 다시 한 번 확인해봅시다, 알겠죠? 자, 그럼 전기를 켜요.”
“아…… 모든 게 갑자기, 너무 슬퍼요. 우울하고, 그리고…… 슬퍼요.” “전극을 빼요!” 우리는 전극을 뇌에서 뺐다가 기존 위치에서 오른쪽으로 2밀리미터 떨어진 곳에 다시 삽입했다. 떨림은 사라졌다. 다행스럽게도 환자의 상태가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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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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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원죄의 기본적인 메시지는 “늘 죄책감을 느끼라”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런 맥락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선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지만, 항상 거기에 맞춰 살지는 못한다.” 결국 이것이 신약성경의 메시지이다. 설사 당신이 구약성경의 <레위기>를 잘 안다 해도 그대로 따르며 살 수는 없다.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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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추천 도서 목록에서 처음 알게 된 책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문학, 철학, 의학을 공부한 젊은 의사가 바라 본 삶과 죽음의 의미이다. 인생의 3분의 2를 의사 공부에 쏟고, 이제야 그 꽃을 피우게 된 폴. 하지만 애석하게도 레지던트 수료를 앞두고 찾아 온 것은 시한부 선고였던 것이다. 이 책은 인생의 정점에서 죽음을 마주한 이의 의사이자 환자로서의 기록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두고, 죽음을 앞둔 사람의 감정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억울할까. 그러나 폴은 자신이 지금껏 해왔던 철학적 고민들과 함께 본인이 겪고 있는 과정을 아주 담담하고 깊이 있게 적었다.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지. 덩달아 문장들을 읽으머 나는 어떠한지 깊은 생각에 빠져 볼 수 있었다.
 더 늦기 전에 내 남은 날의 삶과 죽음에 대해 숙고해본다. '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바쁜 우리가 한 번쯤은 삶의 유한성에 대해 이러한 질문을 던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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